경영학과 3학년의 진로 고민

24살 되다
2020년, 나도 이제 대학교 3학년이 되었다. 스무 살이 된 지 5년이 지났다. 나도 나이를 들어가는 것인지 1년이 참 빠르다. 대학교 3학년이 되면 다들 바이브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대학교 친구는 회계사를 준비하고, 고등학교 친구는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제일 친한 친구는 무엇을 할지 방황한다. 취업하려는 친구들은 영어와 대외 활동을 시작한다. 다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한층 더 강하게 느낀다. 밝게 웃고 놀다 가도 밤에 침대에 누우면 불안과 우울이 스멀스멀 올라 온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대충 컨설팅이 멋지고 재미있는 거 같았다. 경영학과니 전략이나 금융에서 일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작년에 전략 학회를 재미있게 했다. 전략 컨설팅이나 IB에 진입하려면 높은 자격 조건이 필요하다. 학벌도 매우 좋아야 하고, 영어도 잘해야 하고, 재무와 전략도 잘 알아야 한다. 자격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 했다. 게을러지면 자책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재무관리 수업
작년 봄 재무관리 수업을 들었다. 쉽게 말하면 금융학개론이다. 이 수업을 듣고 금융이라는 개념에 푹 빠졌다. 금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가치의 교환이다. 우리가 살면서 직면하는 여러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행복하기 위해 금융이 존재한다. 워렌 버핏과 같은 투자 거장의 책을 읽게 되었다. 읽을수록 재미있었다. 더 많은 책과 유튜브 영상을 봤다. 실제 기업도 분석하기 시작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계속 궁금한 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어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사회에서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금융은 어떤 가치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가?
특정 기업이 잘되는 이유가 뭘까?



금융 문맹국
사람들은 금융과 투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오해한다. 아니 이렇게 좋은 걸 왜 모르며 배우지 않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 정도면 내 인생을 금융이라는 업에 바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융 세계에서 일하면 나도 즐겁고 사람들에게도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몇십 년이라는 시간을 금융업계에서 쓰는 것이 아깝지 않겠더라. 가치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함은 왜 생기는가?
지금은 불안함이 전혀 없다. 불안함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결과가 아닌 근본적 물음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서 내 인생을 바칠까”라는 질문에 해답을 얻지 못한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 내가 이렇게 재미있는 분야를 만난 건 오롯이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친구가 언젠가 “너가 어떤 것에 열정을 가질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열정이 널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열정이 날 택한 덕분에 근본적 해답의 실마리를 얻었다. 

 

떠나자, 금융으로.
금융이라는 업계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음 고민은 금융권 내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이다. 카드사, 은행, 보험사 등 많지만 증권사와 기업금융 쪽에서 일하고 싶다. ‘기업’과 직접 연관된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분야가 재밌어 보인다.

그런데 공부하다가 문득 내가 투자 그 자체보다 ‘기업과 금융이 가진 속성’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금융감독원 같은 심판 역할 혹은 학계에서 연구하는 것이 내 길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해결해야하는 과제
내 고민은 기업금융과 투자라는 분야가 여전히 넓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내 길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뭘 준비해야 할지 난감하다. 꾸준히 기업 연구 리포트 작성해야겠다. 통신 산업을 분석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을 분석하기엔 역량이 너무 부족함을 느낀다. 벨류 체인 분석도 어렵고, 현시점에서 향후 B2B 비즈니스로 확대될 것을 어떻게 분석해야 할지도 난감하다.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잘해봐야지. 


한 걸음씩, 맹렬하게
명문대에 들어가야 한다. 학점을 잘 따야 한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 고과를 잘 받아야 한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좋은 동네에 살아야 한다. 넓은 아파트에 살아야 한다. 좋은 곳에 여행을 가서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찍어줘야 한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목표는 인생 언제나 항상 있다.

그 목표만 매번 처리하다가 90살에 죽으면 인생이 너무 아깝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길게 보면 조급함으로부터 해방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금융이라는 업을 온전히 재밌게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금은 남들이 좋다는 IB, M&A 부서를 꼭 가야 한다던가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불안감은 없다.

조급하지 않게 꾸준히 하면 재밌는 미래가 날 잘 이끌 것이라 믿는다. 지금은 충분히 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그 분야만이 내 길 이라는 생각은 오히려 줄었다. 시간을 갖고 내가 재밌게 이바지할 수 있는 부문이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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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최진영
1 year ago

“조급하지 않게 꾸준히 하면 나은 미래가 날 잘 이끌 것이라 믿는다. 오히려 지금은 충분히 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꼭 가야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많이 줄었다. 시간을 갖고 내가 재밌게 이바지할 수 있는 부문이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
잘 읽었습니다. ㅎ
건승을 바라며 응원합니다!!!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하나 생각나서 공유합니다.
”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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