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끊은 후기

욕쟁이
나는 욕을 정말 많이 한다. 고등학교 친구와 군대 동기들은 내가 욕을 얼마나 많이 쓰는지 잘 안다. 가끔은 나보고 욕을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물을 정도다. 한 문장 말할 때 쌍욕 한 두 마디는 꼭 들어가야 한다. 그냥 말끝에 붙는 마침표 같은 존재랄까?

정말 고치고 싶었다. 이유는 남들보다 욕을 너무 많이 하고 심하게 하다 보니 안 쓰고는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했다. 특히, 대학 들어가서 친구를 사귈 때에는 상대도 욕을 안 하고 나도 안 한다. 그러다 보니까 재미가 재미없었다. 말도 한 번 걸러서 하다 보니까 피곤했다. 대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많이 못 친해진 이유기도 했다. 꽤나 자주 고치려 시도해봤지만 결과는 다 실패였다. 막상 그렇게 처절히 변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 거였다.

최근 들어 욕을 끊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전의 실패들이 무색할 만큼 이번에는 끊기가 쉬웠다. 씨X, 존X, X 같다, 개XX 등등 심한 욕부터 추임새 같은 욕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내뱉지 않았지만,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올 때가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최홍만 주먹만 한 솔방울이 떨어져서 나도 모르게 “시X! 깜짝이야” 가 나왔다. ㅠㅠ. 욕 끊은 지 3달 정도가 되었는데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다섯 번 정도 욕을 했다.

 

 

처음에는 욕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아도 속으로 욕을 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오래된 습관이라 그런지 속으로 욕이 나왔다. 그냥 입으로만 말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입으로 욕을 하지 않아도 속에서 욕이 나오는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이게 욕을 끊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뭐 꾸준히 욕을 안 했다. 3개월이 지난 지금은 말할 때 마음으로도 욕이 안 나온다. 처음에는 친한 친구들이랑 말할 때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이제는 욕 안 하고도 대화가 가능하다. 내가 욕을 안 하니 친구 본인도 나랑 이야기할 때 욕을 덜 한다. 이제 욕을 하지 않고, 언어의 수위가 높지 않아도 재밌게 대화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좋다.

입이 거칠어도 사람이 나쁜 건 아니다. 다만 나는 이 험한 입이 인간관계 맺는 것을 어렵게 해서 고치려 했을 뿐이다. 가끔 차지게, 적절하게 욕을 하면 재미도 있고 분위기도 업 시킬 수 있다. 스스로가 적절하게 제어 할 수 있을 때가 되면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래도 난 아직 그걸 조절 할 수 없다. 계속 안 해야겠다. 갈수록 진지충 글 쓰고 이젠 욕까지 안 하면 점점 더 노잼맨이 되는건 아닐까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재밌다!

0 0 votes
Article Rating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