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님한테 매장 전략을 제안했다

사장님의 미팅 제안
8월 2일부터 일을 시작한 이래로 매장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사장님에게 말씀드렸다. 사장님도 내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싶었던 것인지 8월 15일 가게 오픈 전에 잠시 미팅 좀 하면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말씀하셨다. 그날 말씀드릴 내용을 정리했다.

매장 브랜드 전략
매장의 문제점과 향후 전략을 정리해보았다. 다음과 같다.

사업(브랜드) 컨셉이 무엇인지 모호하다. 그로 인해 ‘원가’ – ‘음료 제조 프로세스’ – ‘매장 내부 관리’ – ‘고객 응대’ 과정이 각자 다 따로 놀고 있다. 직원들이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각자 다 다르다. 팀워크를 해치고, 의사소통 비용이 많이 발생하며, 고객들은 균일한 서비스를 받지 못 하는 상황이다. 재방문할 손님들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초기 개업 시기는 차후 매장 재방문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시점이기에 고객 피드백을 듣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고객과 면담하여 직접 피드백을 듣는 것 이외에 매 순간 고객들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가 확보 되어야 한다. 어떤 고객이 어떤 제품을 많이 사고, 매장에서 어떤 행동하는지 분석해야 제대로 된 사업 컨셉을 설정할 수 있다. ‘하나의 통일된 컨셉’을 만듦으로써 운영상 낭비되는 여러 비용을 줄이고, 고객들에게 균일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앞으로 발생하게 될 문제점 파악과 개선이 용이해진다.

사업 컨셉을 만들고 정교한 메뉴얼을 만들기 위해서는 1) 데이터를 통해 고객을 분석하고, 2)다수 고객군이 느끼는 가치에 맞춘 매장을 설계한다.


점검요소
1) 고객군들이 각각 어떤 음료를 마시고, 매장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체크해야 함.

-기대 효과: 고객군들에게 더 맞춤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메뉴를 추가/제거할 수 있다. 모호한 브랜드 컨셉을 명확히 할 수 있다.2) 고객군별로 매출 비율을 어떻게 차지하는지 파악해야 함.

-기대 효과: 비중이 약한 고객군은 포기하거나 비중을 줄인다. 매출을 올려줄 수 있는 고객군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3) 재방문율을 체크방법을 고민해봐야 함
-기대 효과: ‘청결, 비주얼, 맛’ 등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받아서 재방문을 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함. 이를 통해 매장운영과정 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파악 가능함.

‘원가’ – ‘음료 제조 프로세스’ – ‘매장 내부관리’ – ‘고객 응대’ 하나의 컨셉으로 통일된 매장을 만들어야 함.

부연설명
1,000원짜리 맘모스 커피와 스타벅스의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얼마나 숙련된 종업원을 고용하는가? 음료 제조과정에 원자재에 얼마를 쓰는가? 인테리어에 얼마나 투자를 해야 하는가? 이것은 맘모스 커피가 열등하고 스타벅스가 우월하다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사업의 컨셉이 다를 뿐이다. 그에 맞는 전략이 다른 것이다. 확실한 건 그 사업 컨셉에 맞는 시스템을 설계해야 하는 것이고, 나는 현 매장의 컨셉과 컨셉을 지원하는 시스템의 부재를 사장님에게 말씀드린 것이다.

싸서 많이 먹었다.

사장님의 답변
경청하시며 운영상의 여러 궁금하셨던 포인트들을 물어보셨다. 답변을 드렸고 고맙다고 연신 말씀하셨다. ‘이제 슬슬 돈이야기를 꺼내야겠군.’ 시급을 올려주시면 이런 부분으로 컨설팅하고 매주 보고드리겠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시스템 설계를 마무리하겠다고 말씀 드릴걸 싶다.) 사장님은 그러려면 풀타임으로 해야 한다고 하셨다. 또, 자기는 이 매장을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하는 거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고 하셨다. (우리 사장님은 의류회사 사장님이다). 사장님이 그리시는 사업의 시나리오와 내가 그리는 시나리오가 달라서 어쩔 수 없었다. + 내가 사장님을 설득시킬 만큼의 피치가 아니었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처음 계약했던대로 나는 이번 달 말까지만 일하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판단하기에 재능있는 친구들 몇 명을 알바로 추천드렸다. 그리고 혹시나 내가 삐져서 일을 열심히 안 할까 걱정하실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업무 끝나기 전까지 지금처럼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했다. 비록 거절이었지만 재밌는 이야기를 나눈 즐거운 미팅이었다.

친한 형과의 대화
어제 친한 형이랑 밥을 먹었는데, 그 형 피시방 알바 썰을 들었다. 알바하면서 식사로 항상 라면을 끓여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항상 라면 끓여서 먹기 전에 피시방을 두 바퀴를 돌고나서 먹었다고 한다. 두 바퀴를 돌면 냄새가 퍼져서 손님들이 많이 시키더란다 ㅋㅋㅋ. 사장님이 ‘불은 라면 먹으면 싫지 않냐’고 물었다는데 ‘뭐 어떠냐’고 대답했단다. 역시 내가 존경하는 형이구나 싶었다. 아이디어도 똑똑하고, 마인드도 멋있다.

어떻게 일하든지 받는 돈은 똑같은데 그렇게 해봤자 귀찮은 일만 느는 거다. 나중에 사장님이 “피시방 2호점 낼 테니까 너가 사장하고 수익 배분하자”했다고 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튀고, 좋은 기회가 오는 거 같다.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니까 사장님이 제안을 거절했겠지. 더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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