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실패하고 느낀 점

최근에 아빠가 부동산으로 포지션 잘 못 잡아서 몇 억 날리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집 이제 3/9일 부로 강동구로 이사간다. 흙흙ㅠ 아디오스… 정든 잠실…. 12년 동안 행복했다. 시장에 복수를 하고자 최근 며칠 부동산과 관련된 유트브 영상을 보면서 공부했다.

우리 아빠 복수하러 간다.

주식 시장에서 배운 지혜를 부동산에 자연스레 적용하게 됐다. fundamental 접근으로 바라본 부동산은?

1. 부동산은 주식과는 다르다. 부동산은 금과 비슷하다.
무슨 말이냐면 부동산은 내재가치가 없다. 내재가치는 현금을 미래에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능력이다. 기업은 지속적으로 돈을 만들어내는 기계다.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일하면서 이익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낸다. 하지만 금과 부동산은 무생물이다. 남이 비싸게 사줘야만 내가 이익을 낼 수 있다. 부동산이 움직여서 돈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이것들은 investment 보다는 trading이다.

2. 부동산의 수익률은 낮다. 하지만 높아보인다.
한국 전체로 보면 부동산은 수익률이 매우 낮다. 오르는 지역만 치솟는다.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치솟는다는 그 강남이라고 해봐야 최근에 많이 오른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2배가 올랐다. 연 복리 수익률로 대충 연 7% 씩 올랐다. 그 정도가 최고인 거다. (그냥 평균적으로 이야기하면 ㅇㅇ.)

3. 높아보이는 이유는 규모가 큰 자산이라서
같은 금액 주식 투자 잘했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다. 그런데 거주지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리고 나중에 늙어서 집 없는게 두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을 산다. 10억짜리 아파트 가 연봉 6000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돈인가. 단위가 크다보니까 거기서 발생하는 평가이익이나 손실도 커보인다. 더구나 부채로 사기 때문에 이익과 손실이 더 더 더 커보인다.

4. 부동산은 수요-공급만 생각하면 된다. (주식은 불가능 + 훨씬 복잡)
부동산에는 펀더멘탈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굳이 있다고 쳐서 무엇이 부동산의 펀더멘탈인가? 즉 무엇이 부동산의 가격을 결정하는가? 나는 쉽다고 생각한다. 역세권 * 학군 * 의료시설 등등 그냥 누구나 원하는 기능을 갖춘 곳이다. 이곳의 집값은 계속 높아 질 것이다. 근데 집값이 상승한다는 것이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냥 규모가 워낙커서 커보일 뿐이다. 게다가 그거 묶인 돈이라 적극적으로 굴리지 않는 이상 쓰지도 못 한다.

5. 폭락 기대하는 사람들
폭락가능성이 있지. 어쩌면 내가 집을 산 뒤에 갑자기 그린벨트 풀고 청년 주택 정책이 크게 바뀌어 집 값 떨어질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뇌피셜로 생각한다. 다만 그걸 시행하는 시점이 언제인지 모르는 것이지. 근데 그 타이밍 맞추겠다고 치르는 비용이 너무 크다. 마켓 타이밍하기엔 개인이 감당해야하는 절대 액수가 아파트라 너무 크다. 기다리는 기회비용 + 오를 가능성이 너무 크다. 부동산 싸지길 기다리는 사람은 공매도 숏배팅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 가능성 보다 잃을 가능성, 잃는 액수가 훨씬 크다. 타이밍으로 매매하는 사람들은 난 개인적으로 조금 안타깝다. 아빠…….

6. 투자와 거주는 다르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가급적 살기 좋은 곳에서 레버리지를 끼고서 집을 사는 편이 낫다고 본다. 그게 집값이 떨어져서 손해더라도 상관없다. 위에서 언급한 외부변수(부동산공급정책, 자율주행 같은 교통의 발달)로 인한 거주의 구조적 변화는 첫 번째로 예측이 매우 매우 어려우며, 설사 예측이 맞더라도 시기까지 맞추는 건 더 어렵다. 따라서 내가 사야하는 시점에서 구조적 변화가 없다면 그냥 사는 것이 낫지 싶다.

7. 거시 변수는 거르자
금리 같은 이야기하면서 거시 변수로 부동산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거르는 게 낫지 않나 싶다. 그들은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보는 것인데, 그런 관점에서 부동산은 매력적이지 않으며. 나 같은 서민 젊은이는 그냥 살 곳이 필요하니 그 ‘거주’목적에 맞는 곳 사면 된다. 다른 거 냅두고 왜 의식주로 투자하나 ㅋㅋㅋ 일주일 끼니 걸고 스테이크 먹는다에 도박하는 거랑 같다고 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박이 문제가 아니라 의식주로 도박하니까 문제라 생각한다ㅋㅋ 그냥 제 값주고 사자.

8. 요약
거주 목적 + 이자 감당가능하면 그냥 서울 요지에 대출끼고 집 사는 게 나은 듯. 현 시점에서 나는 무조건 그럴 예정. But 그게 수익률이 높진 않으며, 외생변수에 의해 집값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래도 괜찮다. 편한 기능 갖춘 곳에서 살면 된다. 마켓 타이밍 논리 세우지말고 본인 수준에서 살기 좋은 동네에서 사는 게 좋다. 투자는 기업투자로. 주식이건 채권이건. (제 개인적 의견 입니다. 제가 금 같은 내재가치 없는 자산을 매매하는 걸 별로 안좋아합니다.)

9. 길은 하나로
주식 투자를 공부하며, 대가들의 책을 봤다. 핵심은 자산을 어떻게 볼 것인가?(기업과 부동산의 차이는?),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다.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금 다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10. 돈 벌어서 좋은데 살고 싶다
부동산을 내년부터 공부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시작하게 될 것 같다. 그래도 마흔 살 전에는 강남같은 좋은 동네에서 삶이 조금은 편하려나?

11. 그게 무슨 소용이냐
좋은 데 살고 포르쉐 타면 무슨 소용이냐.. 에효,, 허영과 비교는 삶을 비참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그동안 느꼈으면서 왜 자꾸 돌아가려고 하냐 윤아.. 검소하게 소박하게.. 욕심부리지 않고.. 과정을 즐기면서 살자. 스님과 염따 사이 어딘가에서 오락가락하는 중. 정신분열인가 ㅋㅋㅋ 정신차리자 윤아..

12. 아빠 걱정마
지금 돈 잃어도 아들이란 제일 큰 보험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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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무명
무명무명
9 months ago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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