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웬만해선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계획했던 영어나 코딩 공부가 게을러지거나, 책을 덜 읽더라도 언제부터인지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 받아도 길게 안 간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그 전에는 내가 계획한 스케줄이 어긋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말이다.  

원래 스트레스는 나처럼 공부 안하는 애들이 제일 많이 받는다 ㅠㅠ

 

내 생각에 조바심은 거의 1)사회적으로 성공하겠다는 욕심 2)뒤쳐진다는 두려움에서 나온다. 내가 스트레스를 안 받는 이유는 성공에 대한 갈망을 많이 내려 놓아서다.

 

한 번 사는 인생 행복하게 살려는 거 아닌가? 좋아하는 일, 적당히 살 정도의 돈, 그리고 친구/가족들과 즐겁게 사는 게 중요하다. 인생의 목표를 이것으로 정하니 내가 왜 꼭 성공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 어짜피 죽으면 끝인데ㅋㅋㅋ. 성공이란 건 남들이 만들어 놓은 꿈이다. 내 꿈도 아닌데 인생 뭐 하러 열심히 사나 싶다. 사회적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돈과 명예는 만질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인생 열심히 살다가 60살에 후회하기 싫다.

” 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아~나는 다 모르겠고 성공은 니들이 해라! 내가 실패자 해줄게!!”

 

역설적으로 마음을 비우니까 내가 뭘 진정으로 좋아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투자라는 좋은 취미를 갖게 되었다. 남이 좋다고 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유함 속에서 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의 재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역설적으로 가벼운 마음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게 된다.  

 

지치지만 않으면 된다. 괜히 열심히 하지 말자
투자도 처음부터 이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재밌어서 시작하긴 했지만 안 하던 날도 많았다. 시간이 흐르니 조금씩 투자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더 꾸준하게 하게 됐다. 지금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투자를 공부한다. 내가 좋아하니까 어쩌다 바빠서 하루 이틀 못 하더라도 얼른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

내가 그 일을 좋아하고 있다면 잠깐 멀어져도 결국 다시 되돌아가게 되어 있다. 사랑하는 연인들도 다툴 때가 있는 거니까. 그때 그 끈을 놓치 않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스스로가 지치면 아예 포기한다. 그래서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제는 내가 게을러질 때면, 그냥 느긋하게 논다. 뭐든 무르익을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조바심 낼 필요 없다. 정체 시기에 스스로를 압박하지 말고 여유를 갖자.

 

만약 노는 상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그냥 애초에 거기까지인 거다. 내게 진정으로 중요한 일이라면 하고 있었을테니까!

 

나보다 훨씬 열정을 갖고 금융투자업에 종사하는 선배들을 보곤 한다. 열정에 존경심이 절로 난다. 나는 아직 그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즐기고 있다면 먼 훗날 이 열정은 지금보다 더 불어나 있을 것이다. 아직 눈덩이가 조금 밖에 안 굴러서 작을 뿐이다. 

 

그럼에도 두려울 때,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내가 먼저 겁을 먹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커리어 신경 쓰기도 바쁜 2019년 2학년 여름 방학에 투자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투자가 재밌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한 마음에 CPA를 준비하려 했다. 아마 그걸 준비하기로 결정했다면 지금 쯤 힘들고 우울한 고시생활을 보내고 있었겠지ㅋㅋㅋ  

이렇게 소중한 투자를 내가 먼저 포기하려고 했다니.. 정말 다행히 친구의 권유로 투자 공부를 결심하게 되었고, 지금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 순간에 투자 말고 다른 선택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아찔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와.. 진짜 CPA 준비했으면 개큰일 날 뻔 했다.

 

투자 뿐만이 아니라 책, 블로그, 너드클럽처럼 내가 단지 즐겁게 했던 일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더 재밌는 인연과 기회들을 만들었다. 단순히 “열심히 해야지!” 했던 일들은 얼마 못 가서 내가 지쳐 그만뒀다. 혹은 그저 그런 수준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뭔가 두려움이 들 때는 마법의 주문 connecting the dots를 속으로 외우고 쫄려도 그냥 해버린다. 깊게 남긴 점들은 결국 이어질 것이다. 다행히 내 행동이 맞았다는 작은 징표들을 만나면서 힘을 얻고 있다. 마라톤 중간에 주는 초코파이 같은 느낌이랄까?

 

 

별 볼 일 없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펀드매니저 선배님들 감사드립니다 꾸벅..

+ 응원해주는 소수의 친구들아 고맙다 ㅋㅋ

 

내가 즐기고 있다면 더 재밌는 일들이 이미 날 기다리고 있다.

 

5 3 votes
Article Rating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