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동안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랐다 

23년을 살면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랐다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몰랐고, 어떤 걸 싫어하는지도 잘 몰랐다. 누군가가 내게 취미와 좋아하는 걸 물어본다면 ‘영화 보기’를 대답하는 그런 뻔한 사람이었다. 운이 좋게도, 어떤 부분에서 내가 흥미를 느끼게 되는지 알게 되는 몇몇 순간들이 있었다. 내가 ‘박윤’ 자신이니까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위와 같은 순간들을 몇 번 경험하고 그제야 나를 너무 몰랐다는 걸 알았다.

뭘 싫어하는지 모르니까 불편한 상황에서 무엇인지 모를 이상함만 느끼다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뭘 좋아하는지 모르니까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행복한 상황을 만들 수 없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나를 알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나를 더 잘 알기 위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나를 바라본다.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낄 때나, 문득 짧은 생각이 스칠 때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는지 기민하게 낚아챈다. ‘내가 책보는 걸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여유롭게 책 볼 때 행복을 느끼는구나, 자주 읽어야지!’ ‘과거에 친했던 친구들이지만 지금은 더는 나와 맞는 사람들이 아니구나, 안 만나야겠다!’ 이렇게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즐겁고 행복하다. 행동의 기준을 만들어 나간다. 행복한 상황은 더 많이 만들고, 불편한 상황은 빠르게 정리한다. 지금 나의 삶이 만족스럽다.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싶다.

내가 나를 바라보다니.. 약간 변태 같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행복하지만 매 순간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나를 알려면 해보지 않은 것들에 도전해야 했다. 내가 사는 알을 깨고 나오는 건 여간 무서운 일이 아니다.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려니 자신감도 부족하고, 실패해서 망신당할까 걱정됐다.

학교만 다니며 별다른 경험 없이 살아온 내가 노점상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호객 행위를 하는 게 부끄러울 거 같은데 어쩌지, 호기롭게 갔다가 한 개도 못 팔면 어쩌지.’ 하는 걱정들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별거 아닌 작은 장사도 온실 속 화초로 커온 내게는 막상 겁나는 일이었다. 어쨌거나 장사를 했다. 돈을 버는 재미도 느꼈고, 막상 안 팔면 망하는 상황이 오니까 장사꾼스럽게 고객 응대도 잘하는 편이라는 걸 알았다.

자신을 알려면 맨땅에 삽질을 해야한다… 근데 저건 진짜 맨땅;;

벽 하나를 깼다고 모든 일에 겁 없이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더 큰 벽들이 날 기다릴 거고 그때마다 난 무서워 할 거다. 괜히 불편한 삶을 알게 된 건 아닐까 싶을 때도 있다. 또, 지금의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어느 순간 전부 소진되어 그저 그런 어른의 삶을 살고 있는 나를 갑자기 발견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 다행히 멋지고 존경스러운 어른들이 존재하고 내가 존경하는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나도 멋진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세계를 깨나가는 삶이 인간다운 삶이고,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고, 내 삶의 여행자로 살 수 있다. 사실 이렇게 거창하게 말 안 하더라도 도전하고 성취하는 게 더 재밌는 삶이다.

 

나가며
아직도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이제야 나를 알아보려 한다. 사람이라 부를 수 있는 정신이 생긴 고등학생 이후로 5년이 지났으니, 태어난 지 10년도 안 된 꼬맹이다. 아장아장 대며 첫걸음을 막 땠다. 살면서 다양한 선택지가 있을 거다. 나 스스로에 대한 여정을 성공적으로 밟아 왔다면, 나를 더 잘 알려고 해왔다면 올바른 기준으로 행동하고 더 재밌는 삶을 살려 할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은 현재의 나에 관한 글이자 앞으로 가려는 길에 대한 다짐이다. 대충 10년 후의 윤아! 잘 살아왔니? 잘 살고 있니? 잘 살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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